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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당당히 맞서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2018년 졸업생들에게
김종수 | 승인2018.02.03 18:47

아힘나를 떠나는 여러분들에게 필리핀 민중교육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개구리 세 마리”이야기를 소개해 봅니다.

우물 속 개구리가 호기심으로 우물 위를 올라가던 중 아래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한 낮의 눈부신 태양이 우물 끝에서 강렬한 빛을 내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다시 우물 아래로 내려와 동료 개구리에게 말하지만 믿으려 들지 않는다.

가장 큰 목소리로 그런 게 어디있냐고 하던 개구리가 자기도 우물 위로 올라가 확인하려 했다. 그런데 그 개구리는 우물 위로 올라가던 중 우물 끝에서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을 보았다. 우물 아래로 돌아와 달빛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태양을 본 개구리가 무엇을 잘 못 본 게 아니냐고 서로 자기가 본 체험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태양을 본 개구리는 '우물 위를 본 가장 첫 개구리는 나이기에 믿으라'하고, 달빛을 본 개구리는 '우물 위를 가장 최근에 올라간 개구리는 나이니 자신을 믿으라' 하며, 아무 것도 보지 못한 개구리에게 확신에 차서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 것도 보지 못한 또 다른 개구리가 "너희들의 말을 들으니 둘 다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겠다."

결국 세 마리의 개구리는 함께 우물 위를 올라가기로 했다. 힘겹게 우물 위로 올라가다가 세 마리 개구리는 함께 늦은 오후 아름다운 석양을 보게 되었다. 눈부신 태양을 본 개구리도, 달을 본 개구리도 석양의 해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본 것이 이것’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했다. 말없이 아름다운 광경을 감상하다가 별 빛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황홀감에 젖어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그러다 한 개구리가 “우물 위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자. 시간이 지나면서 저 하늘에 뭔가 또 색다른 것들이 있을지 모르잖아!” 개구리들은 한마음으로 우물 위를 향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오르고 또 올랐다. 우물 꼭대기에 오르는 순간 눈부신 태양이 일출하는 것을 보았다. 그제서야 맨 처음 태양을 본 개구리는 “그래 바로 저거야!”하며 미소를 띠었다.

다른 개구리들은 눈도 뜨지 못하고 태양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 차차 태양 빛에 익숙해지자 개구리의 눈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비한 것들로 가득했다. 그들이 그동안 보아왔던, 알아왔던 것들과는 너무도 다른 것들이었다.

개구리들은 조심스럽게 우물에서 나와 더 넓고 복잡한 세상 속으로 뛰어 들었고, 주변의 아름다움과 위험에 대해 스스로 대비하기 시작했다.

 

각 개구리들은 우물 밖에서 바라 본 그 어떤 것이 자기가 본 것의 전부일 수 있지만, 우물 밖의 모든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들은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개구리들이 세상으로 나온 이상 우물 안에서 바라보던 세계관은 깨뜨려야 할 사고체계가 되었습니다.

아힘나에서의 6년 동안 “아이들의 힘으로 만드는 나라”는 개구리가 만난 눈부시게 역동적인 한 낮의 햇빛이었을 수도 있고, 편안하고 은은한 달빛이었을 수도 있으며, 아름다운 석양이었을 수도 있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은 칠흙같은 어둠이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남아 있는 아힘나를 깨어 버리시기 바랍니다.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리 될 것입니다.

현재의 아힘나는 2006년 학교설립 때의 아힘나가 아니며, 앞으로의 아힘나 역시 여러분의 기억 속의 모습으로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당시와 지금 그리고 앞으로 아힘나에 존재하는 이들의 시간과 공간, 에너지와 기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자 졸업 후의 선택이 다릅니다. 더 배워야하기에 상급학교로 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세상 속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 조심스럽게 자기의 시간을 더 갖고 싶은 이들, 또는 자기가 생각한 대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다양한 유형의 진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무결점의 선택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완벽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우물’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이 있고, 또 자기를 깨뜨리는 도적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고 또한 자신과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켜 가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우리가 추구했던 “아이”는 세상이 '완벽하다고 하는 것-Paragon'들에 대해 도전을 할 줄 아는 사람이며, 스스로를 변화시켜가는 것이 두렵긴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그 변화과정을 인내하며 기다릴 줄 아는 존재였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아힘나에서 살아가는 동안 자기가 넘어서야 할 우물 안의 의식세계를 발견했을 것이고,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도 갖게 되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 그 변화의 길에서 더욱 '아이'가 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우물 밖으로 나가시는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김종수  ahim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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