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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그리고 함께 배움의 장과 삶의 장을 만들어 가는 것아힘나평화학교 설명회에 오신 분들께
아힘나 편집실 | 승인2015.11.30 00:45

 

여러분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은서와 은민이의 엄마 정지윤입니다. 저희 가족과 아힘나 평화학교와의 인연은 아이들이 입학하기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 가는 나라’라는 아힘나의 교육 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큰아이 은서가 아직 초등학생이었을 때 방학에 하는 아힘나 캠프에 아이들이 참여하도록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반응이 어땠을까요? 아이들은 모두 자기 인생에서 최악의 캠프였다고 투덜대며 집에 왔었죠.^^ 스스로 창업을 하고 힘나를 벌어서 캠프 기간을 보내야 하는 익숙치 않은 형태 속에서 생전 처음 밥을 굶어보기도 했던 경험이 아이들에게는 힘들기도 하고 새로운 충격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나중에 은서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다가 다시 학교를 가기로 스스로 결정했을 때, 아힘나는 은서의 마음 속에 들어가 있는 학교 중 하나였습니다. 아마도 힘들었던 경험 이면의 무엇인가가 아이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아힘나 평화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는 부모로서 아힘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학교는 학생, 교사, 부모의 삼주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사실 기숙학교이고 중고등학교라는 특성 안에서 부모의 위치는 일정 정도의 한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부모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교육 철학을 믿고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함께 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안교육은 결국 믿음의 교육입니다. 큰아이가 이제 고등과정도 졸업을 하는 시기가 되니 많은 사람들이 아이의 진로에 대해, 또 아이의 지금 모습을 부모로서 만족하느냐는 등의 질문을 많이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공동육아부터 시작해서 온전히 대안교육 과정만을 거친 아이에 대한 호기심이기도 하고 과연 대안교육이 어떤 아웃풋을 만들어 냈는가 하는 자기 확인이 필요하기도 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대안교육 과정은 현재의 순간을 진하게, 충실히 살게 해 준 것으로 제게 가장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학창시절, 그 순간순간에 함께 대화하고, 아이를 믿고 묵묵히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시간, 그 순간순간의 현재성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떤 대학교를 가는가, 어떤 직업을 구하는가, 어떤 진로를 찾는가 역시 중요한 문제지만 대안교육은 그것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만약 그것만이 중요하다면 대안교육 역시 공교육과 근본에 있어서는 별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힘나 평화학교 안에서 아이들과 저는 순간순간을 진하게 살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로서는 뒤에서 응원하고 아이를 통해 소통하는 형태로 드러나지만, 배움과 자람이 누군가에게 떠맡기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의 한 축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자라가는 과정이 될 수 있게 해 준 것이 바로 대안교육 현장의 가장 큰 힘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아힘나에서 스스로 하는 힘을 길렀습니다. 스스로 눈을 쓸어 길을 내고, 내가 눕고 먹는 공간을 치우고 청소하고, 동아리를 만들고,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친구들과의 갈등을 조절해야 합니다. 스스로, 그리고 함께 배움의 장과 삶의 장을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아힘나의 교육 철학이고 교육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교육 철학을 스스로 내면화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음을, 그런 힘을 갖게 되었음을 저는 확인했던 것 같습니다.

 

아힘나는 다른 대안학교에 비해 작은 규모라서 우려하거나 걱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작은 학교는 운영이라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단점보다 장점이 많습니다. 작은 학교이기에 가능한 많은 것들. 작은 공동체만의 특성, 서로의 이야기를 더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것, 선후배의 관계가 더욱 투명해 지는 것, 이밖에도 작은 학교의 장점은 우리가 더 많이 살려 나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이를 기숙학교에 보내고 나면 사실 부모는 아이와 좀 떨어져서 아이를 학교에 맡기는 입장이 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대안교육은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아이와 좀 떨어져서 내 아이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아이에게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게 되니 잔소리도 덜하게 되고 그런 면이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학교와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내 욕망을 투영하여 기대하게 될 수도 있죠. 대안교육을 선택한 부모로서, 특히 작은 숲속학교인 아힘나 평화학교를 선택한 부모로서 학교와 아이를 믿고, 그 뒤를 받쳐 주는 작은 언덕같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믿음의 눈으로 바라볼 때, 많은 것들이 이해되고 보이지 않을까요?

 

아힘나는 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세상을 연습하는 곳이고 바로 그런 장입니다. 올바른 역사를 배우는 곳이고 나의 책임을 되돌아보게 하는 장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과 숲 속에서 내면의 영성을 일깨우는 곳입니다.

 

아힘나 평화학교의 새 친구들, 새 가족들이 이 곳에서 더욱 찐~하게 현재를 경험하고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힘을 함께 키워갔으면 합니다. ❖

 

글쓴이 정지윤은 고등 1학년 이은민, 고등 3학년 이은서 두 자녀를 아힘나평화학교에 보내고 있다. kilne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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